왜 내가 선 계산대 줄은 항상 느릴까?

왜 내가 선 계산대 줄은 항상 느릴까?: "













내 줄은 왜 항상 제일 늦게 빠지는 걸까?




Why the other line is likely to move faster? 마트, 대공원 매표소등에 가면 서너 개, 많게는 10여개의 창구가 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각대에는 모든 창구의 줄이 길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한명이라도 적은 사람이나, 쇼핑한 물건이 적은 사람이 있는 창구에 줄을 서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지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제가 서 있는 줄은 항상 더 느립니다. 혹은 더 많은 사람이 서 있던 곳에 줄 서있던 사람이 저보다 빨리 계산을 마치고 나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간혹가다 내가 가장 빠른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열에 한두번 정도뿐인 듯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원래 운이 좀 안따르기 때문일까요?







미국의 황수관 박사님, 빌 해맥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SBS엔 '호기심 천국'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일상의 작은 호기심들을 과학과 접목시켜 풀이해주는 인기 프로그램이었지요.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교수인 Bill Hammack 씨는 미국의 호기심천국 박사님이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다양한 저서와 방송 경력을 가진 과학 전도사로, the Engineering Guy라는 이름으로 올라오고 있는 유튜브 방송은 주로 일상속의 물건들-핸드폰, 시계, 컴퓨터 등-이 어떤 원리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아주 쉽고 재미있는 예를 들어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의 채널은 이미 많은 누리꾼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과학기술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질문도 그의 비디오 내용 중 하나입니다.








줄이 느린 이유? 수동 교환식 전화에 비밀이







이제 Bill의 이야기를 토대로 수퍼마켓 줄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선 전화기 이야기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자식 교환기가 발명되기 전만 하더라도, 내가 수화기를 들면 전화국 직원이 직접 교환대에 앉아 저에게 '누구와 통화하고 싶은지'를 물은 뒤 해당 집을 마치 종이컵에 실을 연결하듯 직접 전선을 꼽아줘야만 통화가 가능했었습니다. 점점 가입자가 늘어나고 통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양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당시로써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모든 가입자 수만큼의 교환원을 고용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었습니다.




두번째로 고안한 방법은 시간당 평균 통화자를 계산해 그 수만큼의 교환원을 고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더 큰 혼란을 불러왔습니다. 예를 들어, 계산해보니 시간당 2명이 통화를 한다고 했을 때, 2명만 있으면 교환 업무 처리가 빨라질 것 같지만, 실상은 2명이 아닌 3명, 10명이 통화를 하는 시간대도 있고, 반면 늦은 밤에는 몇시간 동안 단 한명도 통화를 하지 않기에, 연결이 지연되는 현상은 계속되었던 것이죠.



마지막으로, 그들은 통화 시간에 주목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수 초안에 대화를 끝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수십분동안 통화를 하기도 합니다. 시간당 통화하는 사람의 수, 통화 시간을 함께 놓고, 몇 명의 교환원을 필요로 하는지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10명의 교환원을 고용하자, 교환원과 연결을 실패하는 확률은 0.01%로 떨어졌고, 연구 끝에 7명의 교환원이 있을 경우, 통화 실패율 1%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회선을 7개로 늘리자 통화 실패율이 1%로 줄었다.











내가 선 줄이 느릴 수 밖에 없는 이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수퍼마켓에 계산대가 3개가 있고, 각각의 계산대에 사람들이 여럿 서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한 명이라도 적게 서 있는 줄에 가는 것이 가장 빨리 계산하고 집에 가는 방법이겠지만,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내 앞의 사람이 카드가 어디있는지 몰라서 허둥지둥 핸드백을 뒤질 수도 있고, 가져온 물건에 이상을 발견하여 물건을 취소하는 등의 일들이 항상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내가 서 있는 창구를 B라고 하고, 다른 창구는 각각 A, C라 하고 계산을 해 보겠습니다. 나오는 순서대로 알파벳을 나열해 보았을 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총 6가지입니다.




ABC, ACB (A가 가장 먼저 나오는 경우)

BCA, BAC (B가 가장 먼저 나오는 경우)

CAB, CBA (C가 가장 먼저 나오는 경우)





이렇게 보았을 때, 확률적으로 내가 가장 먼저 끝날 확률은 고작 33.3%밖에 안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무리 유심히 앞사람들이 쇼핑한 양을 참고하고, 줄을 선 사람의 명수를 센다 해도, 내가 서 있는 줄이 가장 빠른 경우보다는 느릴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죠.







궁극의 해결법은 한줄서기






combined queue, 예약 대기자를 한곳으로 합쳐버리자 속도는 빨라졌다.





만약 한줄서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내 차례가 왔을 때, 항상 여러개의 창구 중 비어있는 곳이 저의 차례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최소한 한 개의 창구는 별 문제 없이 손님이 통과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은 엄청나게 줄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단지 새치기를 방지하고자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한줄서기 시스템이 사실은 수학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효용성있는 방법인 것이죠. 수학은 한줄서기를 안했을 경우 왜 내가 서 있는 줄이 항상 굼뜬지에 대한 이유마저 설명해줍니다.







Bill Hammack을 만나려면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직접 손전등을 이용해 보여주는 광케이블의 작동 원리부터 아주 작은 전자 손목시계가 별 오차 없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이유, 현대의 핸드폰은 초기형에 비해 엄청나게 소형화될 수 있는 이유까지. 재미있는 내용이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 그의 유튜브 채널을 꼭 방문해보세요. 영어 자막이 지원되므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영어 설명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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